애플, 스마트 안경 개발 가속… ‘쓰는 AI’ 각축전

입력 2025-11-05 09:53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전경. 뉴시스

애플이 소비자용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착용형 인공지능(AI) 제품 상용화를 놓고 애플과 메타,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 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이미 해외 공급업체를 통해 소량의 AR 스마트 안경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의 제품 공개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두 종류의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다. 첫 번째 모델은 아이폰과 연동되며 자체 디스플레이가 없는 ‘N50’ 제품이다. 해당 모델은 이르면 내년 공개 후 2027년 출시될 계획이다.

두 번째 모델은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으로 메타의 스마트 안경 ‘레이벤 디스플레이’와 경쟁 구도다. 2028년 발매가 기존 목표였으나 이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9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후속작인 ‘N100’ 개발을 중단하고 해당 팀 인력을 스마트 안경 사업으로 재배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타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회에서 ‘메타 레이벤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쟁사인 메타와 삼성전자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메타는 고급형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과 양쪽 렌즈에 스크린을 탑재한 ‘하이퍼노바2’ 개발에 착수했다. 2027년 출시가 목표다.

사이먼 밀너 메타 공공정책 부사장은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레이벤 디스플레이를 직접 착용하고 나와 청중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밀너 부사장은 당시 “스마트 글래스는 AI를 현실 세계로 끌어들이는 완벽한 장치“라며 “메타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글래스 제품군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비파커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앞서 공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보다 가볍고 실용적인 착용형 AI 기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