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쓰러진 50대, 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 생명 [아살세]

입력 2025-11-05 09:22 수정 2025-11-05 10:17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김익기(54)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집에서 갑작스레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가장이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월 19일 안동병원에서 김익기(54)씨가 심장, 폐, 양쪽 신장을 4명에게 각각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5일 밝혔습니다.

김씨는 같은 달 2일 집에서 씻던 중 쓰러졌습니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유족들은 평소 따뜻한 사람이었던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경북 안동에서 4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밝고 성실한 성품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줬다고 유족들은 회상했습니다.

헌혈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틈틈이 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운동을 좋아해 등산과 달리기를 즐기고, 집 주변에 농작물을 심어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후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배웠다고 하네요.

김씨의 아들 호용씨는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라고, 다음 생에도 또 만나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