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100억원대 온라인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2개 범죄단체 소속 조직원 17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 등으로 자금세탁책 B씨 등 1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10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SNS를 통해 국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300~400%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주식 AI 프로그램 투자를 권유했고 여기에 넘어간 84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105억원 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SNS로 유인한 피해자들을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가입시킨 뒤 조작된 수익률을 보여주며 투자를 유도했다. 구속된 사기 범죄 조직원은 주로 20~30대 한국인 청년들로 지인 또는 텔레그램 구인 광고를 통해 캄보디아 투자리딩 사기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월급에 더해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 일부도 인센티브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원별로 시나리오, 광고, 자금세탁 등 역할을 나눴고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3개월 단위로 SNS에 올린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에 다시 입국해 생활하다가 경찰에 차례로 검거됐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인 한국인 공범 9명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공조를 통해 중국인 총책 검거와 범죄 수익금 환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