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괴물의 반란, ‘진정한 강함’을 묻다…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입력 2025-11-05 06:00 수정 2025-11-05 06:00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외계 종족 ‘프레데터’는 사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가장 강한 존재를 쓰러뜨림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증명한다. 그들 중에서도 왜소하고 약한 개체인 프레데터 ‘덱’(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은 나약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는 그 누구도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 괴물 ‘칼리스크’를 쓰러뜨려 종족의 인정을 받기 위해 죽음의 행성 ‘겐나’로 향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SF 액션 시리즈 ‘프레데터’의 여섯 번째 영화다. 이전 시리즈가 인간의 시점에서 프레데터의 위협을 그려왔다면, 이번엔 ‘프레데터’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덱은 ‘겐나’ 행성에서 우연히 만난 휴머노이드 ‘티아’(엘 패닝)와 협력하며 괴물 ‘칼리스크’를 찾아 나선다.

덱은 탐험의 여정을 통해 협력과 조직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강자’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자신의 종족이 말하는 “가장 강한 포식자가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어야 한다”는 냉혹한 강함과 무리를 끝까지 지켜내는 알파 늑대의 헌신적인 강함 사이에서 그는 깊은 갈등에 빠진다. 영화는 이러한 덱의 내적 변화를 통해 성장의 서사를 그리며, 관객에게 ‘진정한 강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연출은 ‘프레이’(2022)와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2025)를 통해 프레데터 시리즈에 독창적인 해석을 더해온 댄 트라첸버그 감독이 맡았다. 앞선 두 작품을 통해 프레데터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 그들의 언어와 가치관, 세계관을 서사 속에 정교하게 녹여내며 한층 풍부한 깊이를 더했다.

트라첸버그 감독은 “악명 높은 괴물 캐릭터를 관객들이 오히려 응원하고 싶게 만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이번 작품의 아이디어를 출발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장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결함과 품위를 지닌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바로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도전이었다”라고 전하며 연출의 목표를 설명했다.

배경이 되는 ‘겐나’ 행성에는 각기 다른 생태와 위협을 지닌 다양한 크리처들이 등장한다. 모든 생명체를 단숨에 찢어버릴 만큼 강력한 이빨을 가진 괴수 ‘칼리스크’, 움직임을 감지해 독을 분사하는 맹독 선인장,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단단한 금속질의 풀 등이 끊임없는 스릴과 시각적 긴장감을 자아낸다.

액션 연출 또한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을 한층 극대화한다. 프레데터들이 사용하는 어깨 장착형 에너지 포, 접이식 쌍날 칼, 확장형 창 등 다양한 전투 무기가 정교한 전략 속에서 활용되며, 투명망토를 이용한 잠행전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덱의 사투는 단순한 폭력이 아닌, ‘명예와 생존을 건 의식’으로 묘사되어 시리즈가 지닌 본연의 철학과 본능적 긴장을 동시에 드러낸다. 러닝타임 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