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전국 주택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매가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하락해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4일 열린 ‘2026년 건설·자재·부동산 경기 전망 및 시장 안정·지속가능성 확보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이 4.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전셋값 상승률(잠정) 1.0% 등을 고려하면 내년 전셋값 상승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2021년에는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이 처음 도입되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뛰었던 때”라며 “이번에는 10·15 대책 강도가 워낙 세 내년에도 전셋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신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에서 전세를 낀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수세 둔화로 인한 전세 수요 증가 또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0.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은 0.5% 하락하겠지만 수도권은 2.0% 상승하면서 전국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 기조에도 수도권 주요 지역에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여전하다”며 “금리·대출 요인은 규제로 하방 압력이 되겠지만 주가·국내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매매시장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47만 가구, 분양 물량은 25만 가구로 예상됐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민간부문의 수도권 중심 물량 확대와 공공부문의 물량 회복으로 인허가 실적은 증가세가 예상된다”며 “2026년 이후 공공물량은 당초 민간 공급예정물량을 공공이 흡수하는 형태로 전체 공급 총량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