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막을 내리며 ‘코리안 빅리거 삼총사’의 시선이 내년으로 향한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끼며 데뷔 시즌을 마친 김혜성(LA 다저스)은 주전 도약을 노리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새 사령탑과 함께 반등을 도모한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2026시즌 계약 연장 옵션 대신 옵트아웃(계약 파기 후 FA 선언)을 행사했다”며 “그는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유격수로 평가받으며,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다년 계약 체결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1+1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잔류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맺는 조건이었다. 여름까지만 해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잔류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9월 애틀랜타 이적 후 제 모습을 찾으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혔다.
올해 FA 시장에서 대형 유격수 자원이 많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보 비셋(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레드삭스) 정도가 경쟁 상대로 꼽힌다. 김하성과 같은 조건인 스토리는 FA 대신 계약 연장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김혜성은 시즌 내내 예상을 뒤집었다. ‘스타 군단’ 다저스 합류 당시 경기 출전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우려대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5월 빅리그 승격 후 1군 자리를 지키며 71경기에 나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WS까지 모든 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다.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끝내기 득점을 기록했고, WS 7차전 연장 11회말에는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아 팀의 우승 순간을 지켰다. 다만 7월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타율 0.175(80타수 14안타)로 주춤했고, 포스트시즌 17경기 중 두 경기 출전에 그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내년 시즌 백업을 넘어 주전 도약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이정후는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 반등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7년간 두 차례 타격왕에 올랐지만 MLB 진출 후 두 시즌 연속 타율이 2할 6푼대에 머물렀다. 아시아 야수 최고액(1억1300만 달러) 계약 3년 차를 맞는 만큼 그에 걸맞은 성적이 요구된다.
소속팀 역시 2021년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 부진 여파로 밥 멜빈 감독이 물러나고 토니 비텔로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새 감독 체제에서 이정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