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이 올해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그 폭은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센서타워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약 6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4% 성장에 그쳤다. 전체 매출의 70%는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했으며 애플 앱 스토어는 30% 수준을 유지했다.
장르별로는 RPG가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비중이 30%로 가장 높았고 전략과 수집형 RPG가 뒤를 이었다. 전략, RPG 장르는 각각 25%, 138% 성장률을 보였다.
상반기 모바일 매출 상위권은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양분했다. 두 게임은 각각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1·2위를 기록하며 치고 나갔다. 특히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IP 부활 전략이 성공하며 출시 첫 달 2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고 6월 기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감성’과 ‘생활형 콘텐츠’를 내세운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여성 이용자 비중이 72%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이용층 확대가 한국 모바일 RPG의 소비 저변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PC·콘솔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2025년 한국 스팀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1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크래프톤의 ‘인조이(inZOI)’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인조이는 3월 출시 후 70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크래프톤의 ‘AI 기반 시뮬레이션 전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보고서는 2025년 한국 게임시장을 이끄는 핵심 키워드로 IP 확장과 글로벌화를 꼽았다. 세븐나이츠, 마비노기, 리니지 등 장수 IP가 신작으로 재탄생하며 전체 모바일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중 세븐나이츠 IP는 2300%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형 프랜차이즈 IP의 성공 모델로 분석됐다.
또한 스팀과 콘솔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에서 스팀으로 전환해 18세 이상 이용자층에서 높은 흥행 지표를 보였다.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8월 DLC 발매 후 이용자 수가 350% 급증했다.
디지털 광고 부문에서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주요 마케팅 채널로 자리했다. 2025년 1~9월 사이 PC·모바일 게임 광고 집행 비중은 인스타그램이 42%, 유튜브가 30%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 유저 대상 감성형 RPG와 코어 게이머 대상 PC 타이틀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광고 타깃팅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