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한 프로야구 구단들은 발 빠르게 내년 시즌을 위한 재정비에 착수했다. 기존 사령탑과 재계약을 발표한 팀이 있는 반면 새 감독 선임을 통해 반등을 꾀하는 팀도 있다. 베테랑 은퇴, 자유계약선수(FA)의 이동 등은 각 팀의 전력 변화 요소가 될 전망이다.
4일 현재 프로야구 KBO리그 10개 구단은 2026시즌을 이끌 사령탑을 일제히 확정한 상태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3일 재계약 발표로 박진만 감독 2기 체제를 알렸다. SSG 랜더스는 지난 9월 일찌감치 이숭용 감독과 재계약했다. 통합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은 LG 트윈스와 재계약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성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정규시즌 홈런 1위(161개)의 강타선과 수비를 바탕으로 호성적을 거뒀으나, 불펜은 평균자책점 4.48(6위)로 다소 약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에 이어 ‘국민거포’ 박병호, 임창민까지 은퇴를 선언하며 젊은 선수 중심의 새판짜기가 시작됐다.
SSG는 팀 평균자책점 3.63(2위)의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했지만 타선의 힘이 아쉬웠다. 팀 타율이 0.256(8위)에 그쳤다. 시즌 종료 후 ‘장타자 육성’을 목표로 내건 SSG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내년에 대비할 계획이다. SSG에서 19시즌을 보낸 내야수 김성현은 플레잉코치로 변신한다.
‘2약’ 평가를 받았던 NC 다이노스는 이호준 감독 부임 첫해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시즌 초 홈구장 관중 사망 사고로 원정 떠돌이 생활을 하는 악재를 이겨내고 응집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KT 위즈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지만 대형 신인 안현민을 발굴했다. 안현민은 정규시즌 112경기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를 기록하며 차세대 거포 자리를 예약했다.
전반기까지 3위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불안한 선발진, 장타자 부재라는 약점이 부각됐다. 주축 줄부상에 고전한 KIA 타이거즈는 8위로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구겼다. 9위 두산 베어스는 ‘우승 사령탑’ 김원형 감독, 홍원기 수석코치 등 베테랑 지도자들을 영입해 화수분 야구의 부활을 예고했다. 3년 연속 꼴찌가 된 키움 히어로즈는 설종진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통산 418홈런의 박병호가 잔류군 선임코치로 합류한다.
FA 영입전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FA 대상 선수를 공시한다. KT의 강타자 강백호와 KIA 내야수 박찬호가 최대어로 거론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