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발톱을 보좌진에게 깎게 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현지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4일 데일리메일과 페루21 등에 따르면 페루 국회의원인 루신다 바스케스(67)가 통화를 하는 사이 보좌관이 그의 발톱을 깎는 사진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해당 사진을 보면 바스케스 의원은 자신의 왼쪽 다리를 보좌관 무릎 위에 얹은 채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찰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TV 프로그램 ‘쿠아르토 포데르’는 “바스케스 의원이 자신의 직원들에게 직무와 무관한 일을 시켰다”며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스케스 의원이 아침식사를 준비하게 하는 등 다른 보좌진에게도 갑질을 했단 폭로까지 나오면서 페루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바스케스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성명을 내고 “의정 활동을 왜곡하려는 정보 조작 시도”라며 “복수심에 불탄 전직 보좌진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익과 무관한 의도에서 비롯된 혼란 조성 행위”라며 “근거 없는 보도에 속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발톱 관리’ 전후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조작 논란은 일단락됐다.
페루 의회 윤리위원회는 3일 정식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페루 의회 의장은 “의회 직원들에겐 모욕적인 일”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되며 이런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리위는 갑질 의혹에 더해 바스케스 의원이 국고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가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바스케스 의원 발톱을 깎아 준 보좌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스케스 의원이 암 진단을 받고 건강이 나빠져 도움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