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해녀들의 휴식 공간인 ‘불턱’ 복원 사업을 올해도 이어간다고 4일 밝혔다.
올해는 비양도의 ‘한섬들이 불턱’과 서귀포시 법환동의 ‘법환 불턱’ 두 곳을 대상으로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실시설계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재 공사가 시작돼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후 언 몸을 녹이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불을 지필 수 있게 마련된 공간이다.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해녀들 간의 정보 교류와 기술 전수는 물론 생업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나누는 공동체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과거 제주 해안 마을마다 3~4개의 불턱이 있었으나, 해안 매립과 현대식 탈의장 도입으로 현재는 48곳만 남아 있다. 이 중 제주시에 29곳, 서귀포시에 19곳이 있다.
불턱은 형태에 따라 ‘돌담형’과 ‘자연형’으로 나뉜다. 돌담형은 담을 높이 쌓고 가운데 봉덕을 설치해 불을 피울 수 있게 한 구조다. 자연형은 지형을 활용해 불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형태다. 현재도 구좌읍 평대리 ‘돗개불턱’과 하도리 ‘모진다리불턱’은 해녀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통 기술과 재료를 활용해 불턱을 복원함으로써 해녀문화의 정체성과 생활문화를 후세에 전승하고, 이를 어촌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48개 불턱 복원이 완료된 이후에는 지속적인 정비를 통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불턱 복원은 단순한 구조물 수리가 아니라 해녀 공동체의 역사와 삶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지역 해녀들과 긴밀히 협력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온전히 전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