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직자 절반 ‘기업 고문’으로…한화·삼성·현대차 ‘톱3’

입력 2025-11-04 06:13 수정 2025-11-04 10:22

최근 4년간 퇴직한 공직자 2명 중 1명은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 중 이들이 가장 많이 이동한 곳은 한화였다.

4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인사혁신처에 신고된 2022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취업심사 신청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3634명 중 3297명(90.7%)이 영리사기업·협회·공공기관 등에 대해 취업 승인 또는 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퇴직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취업제한 기간이 있다. 퇴직 전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조직에는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가 퇴직공직자의 취업예정처와 직무·직위 등을 심사해 취업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퇴직공직자의 취업기관을 유형별로 보면 일반 기업체가 47.5%(1567명)로 거의 절반이었다. 이 중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19.2%(632명)였다. 이어 공공기관 17.1%(564명), 법무법인 9.5%(313명), 협회 6.9%(226명), 금융사 5.3%(175명) 순이었다.

출신 기관별로는 국방부(12.9%)와 경찰청(11.6%)이 두 자릿수로 비중이 컸고 이어 검찰청(5.5%), 금융감독원(4.9%), 국세청(4.5%), 산업통상자원부(3.1%), 대통령비서실(2.7%), 국가정보원(2.2%) 등의 순이었다.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11.6%(73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삼성(9.3%, 59명), 현대자동차(7.6%, 48명), LIG(5.1%, 32명), SK(4.4%, 28명) 순이었다.

한화는 국방부 출신이 28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명), 한화오션(15명), 한화시스템(13명) 등 방산 계열사에 집중됐다.

삼성은 경찰청 출신(12명)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에스원 등 보안·법무 관련 직군에 분포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방부(11명)와 경찰청(5명) 출신 비중이 높았다. 현대로템·현대건설을 비롯해 금융 계열사에서 고문·전문위원 형태가 많았다.

전통적으로 방위사업체 진출이 잦은 국방부 출신을 제외하면 개별 기업 중에선 쿠팡이 가장 많았다. 자회사를 제외한 쿠팡 법인으로만 20명이 명단에 올랐는데, 경찰청 출신이 8명으로 최다였고 대통령비서실 4명, 검찰청·공정위 출신이 각각 3명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는 금융감독·규제 경험을 가진 전직 공무원들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14명)는 금융감독원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청 3명, 공정위·국무조정실 등의 인사도 포함됐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