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尹, 한동훈 총 쏴서 죽이겠다고 했다”

입력 2025-11-03 17:51 수정 2025-11-03 18:07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지목하며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즉각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이 검찰과 특별검사팀 수사 단계에서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재판 법정에서 한 것을 두고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를 마친 후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가진 만찬을 거론하며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증언은 윤 전 대통령이 “국군의날 만찬 자리에서 비상대권 언급을 들었다”는 곽 전 사령관 증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한 8시 넘어서 오셔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느냐. 술을 많이 먹었다”며 “그날은 군인들 생일 아니냐. 그래서 그냥 저녁을 넘어가기가 뭐해서 초대를 많이 했는데 몇 사람이 못 온다고 해서 만찬장 말고 주거 공간의 식당으로 오라고 한 건데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면서 발언을 쏟아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때까지 검찰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한동훈만 이야기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그 말씀만 안 하셨어도 제가 이런 말은 안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 증언을 듣고는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며 추가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윤 전 대통령 측은 “새로운 말을 많이 한다. 그동안 왜 수사기관 조사에서 말을 안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곽 전 사령관 증언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변호인단을 포함해 저희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변호인들이 직접 물어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은 수차례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거나 잡아오라고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고 분명히 말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곽 전 사령관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춰 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