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선교 불모지란 건 오해” ‘새싹’ 교회는 이런 모습

입력 2025-11-03 12:51 수정 2025-11-03 13:07
최새롬 선교사가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학교의 공식 초청을 받아 교실로 들어가 1400명의 학생에게 세례를 주고, 온라인 알고리즘이 이끈 이들이 교회의 성도 100%가 된다.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해 공유주방을 열어 밥을 짓고, 목회자 자녀들의 보이지 않는 아픔을 보듬는다. 교회의 전통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이른바 ‘맨땅에 헤딩’하는 젊은 사역자들의 선교적 도전 사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백석학원은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선교적 지도자 모임)’을 개최했다. 이번 모임은 백석 50년의 열매인 젊은 사역자들이 고군분투하며 일군 새로운 사역들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 참석자들이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새롬 학원복음화 선교사는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난다’는 진단 대신, 교회 밖에 학생들 수십만명이 있다는 데에 주목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복음을 전할 수 없다는 건 오해”라며 학교와 공식 협약(MOU)을 맺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실제 현장에서 교목이 없는 기독교사학 계열 학교는 예배 인도를 요청했고, 유치원은 학부모들이 나서서 ‘무료 돌봄’ 선교 프로그램을 환영했다.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아이들을 축복하고 간식을 나누는 활동이 교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아이들과 찬양을 나누고 햄버거를 나누고 신뢰를 쌓아 2년간 학생 1400명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효성 청년공간이음 목사는 1인 가구 비율 42%에 달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공간을 마련했다. 김 목사는 20대 중반까지 교회를 몰랐고 쪽방촌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한다. 공유주방’을 거점으로 함께 밥을 짓고, 취업 특강, 건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안전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는 “청년을 선교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필요를 채우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성 청년공간이음 목사가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김한영 목사는 목회자 자녀들이 겪는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목회자 자녀들은 아버지가 필요한 순간엔 ‘목사’를, 목회자가 필요한 순간엔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며 “이런 ‘아버지와 목회자의 동시 부재’가 왜곡된 신앙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PK Love’ 사역은 이들을 위한 전문 세미나와 캠프를 운영하며, 30인 이하 미자립교회를 돕는 ‘조금 드림’ 사역과 쉼터 제공 등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역시 새로운 선교 현장이었다. 안중호 진실한교회 목사는 개척 초기 위기를 ‘온라인 말씀 강의’와 ‘공간 대여’로 극복한 사례를 공유했다. 이 밖에도 집 꾸미기 SNS 활동 경험을 살려 온라인 추천 방식 곧 알고리즘을 통해 성도 100%가 모인 마지영·김지유 메시지처치 목사 부부도 발표자로 나섰다. 청소년들과 밥 먹고 여행하며 교회가 된 뭅미니스트리(김희범 선교사) ‘한 사람’ 양육에 집중한 이너프처치(박선영 전도사) 등이 선교적 교회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백석학원 설립50주년기념 준비위원회 학원복음화 분과를 맡고 있는 공규석 백석대 교수가 3일 경기 화성 롤링힐스호텔 행사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기존 교회 중심의 관성을 넘어서는 젊은 목회자들의 방향성에 대한 격려와 지지도 나왔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교회가 중심이던 기존 관점을 넘어 하나님이 주체가 되는 선교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유태화 교수는 “교회 밖 비신자들의 삶에도 일반 은총의 흔적이 있다”며 “이것이 복음의 접촉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공규석 교수는 “젊은 사역자들에게 ‘가는 길이 맞다’고 격려하고 기성 교회에는 ‘현장으로 가라’는 선한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성=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