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개발한 초조생종 벼 ‘빠르미’를 이용해 한 번 모내기로 두 번 수확하는 ‘움벼 재배 기술’ 현장 실증에 성공했다.
3일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움벼 재배는 한 번 수확한 벼의 그루터기에서 새순을 키워 쌀이 영글면 수확하는 방식이다. 첫 수확 후 논을 갈아엎지 않고 물과 소량의 비료만 공급해 벼를 다시 키울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나 미국 남부 등 고온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농업기술원은 생육 기간이 짧고 재생력이 강한 빠르미를 활용하면 국내에서도 움벼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홍성과 당진에서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 빠르미 수확 기간은 80일 안팎으로 국내 쌀 가운데 생육 기간이 가장 짧다.
올해 5월 상순 모내기를 하고 80여일 만인 8월 상순 1차 수확을 마친 뒤 밑동을 그대로 두고 재생시켜 지난달 하순 2차 수확에 나섰다.
수확량은 10a당 1차 450㎏, 2차 90㎏ 등 총 540㎏으로, 일반 벼 수확량(10a 당 527㎏)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차 수확 빠르미의 경우 8월 초 프리미엄 햅쌀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또 움벼 재배는 1차 수확 후 경운·육묘·이앙 등 추가 농작업 없이 물을 채워 키우거나, 약간의 비료를 살포하면 되기 때문에 노동력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윤여태 도 농업기술원 쌀연구팀장은 “움벼 재배는 고온 피해 없이 등숙이 이뤄져 쌀 품질이 우수하며, 벼멸구나 도열병 등 병해충 피해도 적다”며 “태풍 등에도 쓰러지지 않아 기후위기에 대응한 미래 벼 재배 기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