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조건부 시드로 출전 기회를 잡아 우승하므로써 이른바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고지원(21·삼천리)이 고향 제주에서 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고지원은 2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2승째로 올해 다섯번째 다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획득한 고지원은 상금 순위 17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시즌 상금 순위 11위(6억5921만6334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순위도 5계단 상승해 친언니 고지우(23·삼천리) 바로 밑인 16위가 됐다.
그는 우승자 인터뷰에서 “고향에서 시즌 2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으면 확실히 기분이 좋다”고 다시 한번 우승 원동력이 고향 버프 덕이라고 밝혔다.
고지원은 이어 “3라운드 때는 샷이 잘 안 붙어서 어쩔 수 없이 지키는 플레이를 했다”며 “오늘은 샷이 따라줘서 공격적으로 갔다. 15번 홀에서 공격적인 선택을 하다 실수했지만, 그래도 그런 시도에 후회는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 공략을 계속 이어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안 자신의 이름보다는 ‘고지우 동생’으로 더 많이 불려졌다. 그에 대해 고지원은 “요즘엔 ‘자매골퍼’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다. ‘폭격기 자매’라고도 하는데, 그 표현이 참 듣기 좋다”고 했다.
고지우는 투어에서 버디가 많은 대표적 선수여서 ‘버디 폭격기’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다. 그런 언니에 빗대 고향에서만 2승을 거둔 동생 지원에게는 ‘한라산 폭격기’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고지원은 내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목표는 단순하다. 한 대회 한 대회 최선을 다하면서 즐겁게 치는 것”이라며 “성적으로는 한 번 이상 우승하고 싶다. 매년 우승 횟수를 늘리는 건 쉽지 않지만, 너무 멀리 보지 않고 눈앞의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루고 싶다”고 했다.
고지원은 오늘 7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파주시 서원힐스CC(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만약 성공하게 되면 3승으로 올 시즌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다.
최종전은 상금 순위 상위 57위와 아마추어 초청 선수 3명 등 총 60명이 출전해 경쟁한다.
제주=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