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미스터 올스타’로 불리었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용희 2군 감독의 아들 김재호(43·우성종합건설)가 KPGA투어 데뷔 17년만에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김재호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727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한 김재호는 국내 3승과 일본투어 4승이 있는 황중곤(32·우리금융그룹), 통산 8승의 최진호(41·코웰), 그리고 한솥밥 식구인 이유석(25·우성종합건설)과 공동 선두로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은 김재호는 나란히 파에 그친 세 선수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2억원.
1982년 1월생인 김재호는 올해 KPGA 정규 투어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 6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1982년 5월생 숀 노리스(남아프리카공화국)다.
우승을 확정한 김재호는 아버지 김용희 감독의 이름이 적힌 롯데 유니폼 상의를 입고 우승을 자축했다. 그는 이번 대회 시그니처 홀로써 ‘마스터스 라운지’로 명명된 16번 홀(파3)에 들어설 때도 상의는 롯데 유니폼, 입장곡은 롯데 응원가를 틀어 눈길을 끌었다.
2008년에 KPGA투어에 데뷔한 김재호는 이 대회 전까지 209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2년 KPGA 선수권 공동 2위와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준우승이었다. 올해는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10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재호는 “예전에 우승을 노리거나 성적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잘 안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연장전 세 번째 샷을 아무 생각없이 쳤다”라며 “나이가 있다 보니 우승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버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 순위 1위에 자리한 옥태훈(27·금강주택)은 공동 7위(최종합계 이븐파 288타)에 그쳤으나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결과와 무관하게 올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올해 3승을 거둔 옥태훈은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1992년 최상호 이후 33년 만에 KPGA 투어 시즌 4승에 도전했으나 4번 홀(파4)에서 범한 트리플보기로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내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게 되는 디펜딩 챔피언 이승택(30·경희)은 46위(최종합계 8오버파 296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올 시즌 KPGA투어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in JEJU(총상금 11억 원)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