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공식 추진하며 RE100·기후금융·농생명 자산운용을 결합한 특화 금융전략을 내놓았다. 서울·부산과 다른 ‘실물경제 기반 금융허브’ 전략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안’을 공고하고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계획안을 토대로 연내 금융위원회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의 ‘지방금융 특화도시 조성’ 정책 기조에 맞춰 새만금 RE100 산업단지·농생명 특구·탄소중립 실증지대를 금융 생태계와 연계하는 전략이다.
계획안은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대 총 3.59㎢를 금융중심지 후보지로 설정하고 중심업무지구(0.14㎢), 지원업무지구(1.27㎢), 배후주거지구(2.18㎢)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 전략은 RE100 금융, 기후 에너지 금융, 농생명 자산운용 특화, 핀테크 규제 실증이다. 단순 금융기관 유치가 아니라 실물 산업 기반과 연결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전북도는 2017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 이후 글로벌 금융기관 16개사를 유치했다. 전북혁신도시·만성지구는 8월 전국 최초로 핀테크 육성지구로 지정돼 금융 실증 환경도 확보했다.
지역 금융 기반도 갖췄다. 전북 전주에는 금융기관 1028개 사업체와 1만3000여명의 종사자가 활동 중이며, 금융산업 GRDP 비중이 5.6%로 비수도권 중 상위권이다. 도는 연기금 자산운용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역량과 장기 운용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만금 개발과 연계한 ‘녹색금융’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에는 일본 1곳, 벨기에 1곳, 중국 5곳, 한중 합작 2곳 등 외국인 투자기업 9곳이 입주해 있다. 입주 부지는 99만1736㎡, 누적 투자액은 3조367억원 규모다.
첫 외투기업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달 PPS(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2호기 준공으로 생산능력을 연간 1만3800t으로 확대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은 RE100 실현이 가능한 국내 유일 산업지이자 보세·조세·물류 인프라가 집적된 곳”이라며 “재생에너지·탄소소재 산업 기반을 토대로 글로벌 친환경 금융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부산과 경쟁이 아니라, 연기금·농생명·기후에너지 기반의 ‘RE100 금융 허브’라는 새로운 금융도시를 지향한다”며 “실물경제와 금융이 함께 성장하는 한국형 금융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