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과 금요일이 겹친 31일. 서울 주요 유흥가의 열기가 밤이 깊어질수록 달아오르며 안전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
10만명 넘게 몰린 홍대는 인파 밀집도가 우려 수위로 치달았고, 이태원은 안전사고 우려로 3년 전 참사 골목이 전면 통제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9시쯤부터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매우 혼잡’이라는 붉은 글자가 나타났다.
홍대 관광특구 내에는 10만5000명에서 11만명이, 홍대입구역에도 2만8000명에서 3만명이 밀집해 안전이 우려된다는 경고다.
홍대 클럽 거리와 주변 골목은 각양각색의 코스프레 의상 등을 입은 청년들로 가득 차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 이들의 뒤로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 달라” “모여 있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안전 관리 요원들은 연신 외쳤다.
경찰은 현재 접이형 펜스 등을 홍대 골목에 설치하고 우측통행을 유도하고 있지만, 인파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다른 곳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10·29 이태원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뒷골목은 인파가 몰리며 경찰이 10시20분쯤부터 진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용산구청도 안전 문자를 통해 “오후 10시30분쯤 이태원역 주변 인파 운집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진입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손님으로 꽉 찬 이태원 세계 음식거리는 인원이 몰리는 것을 통제하려는 경찰 호루라기 소리 역시 가득한 상태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나 건대 맛의거리도 붐볐지만 상대적으로 인파는 덜했다.
3년 전 참사가 벌어졌던 이태원 골목에는 헌화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유가족협의회가 추모를 위해 설치한 ‘기억과 안전의 길 빌보드’ 앞에 한참을 서 있던 남성은 호박등불 LED봉을 국화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녹사평역 인근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애도와 안전의 축제’도 열렸다.
시민단체 ‘시민대책위 피해자권리위원회’와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은 코스프레 차림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