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년 만에 왕좌 복귀…김현수 KS MVP

입력 2025-10-31 22:14 수정 2025-10-31 22:53
LG 트윈스 선수들이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9회 말 한화 이글스 마지막 타자 채은성의 빗맞은 땅볼 타구가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유영찬에게 흘렀고, 이내 공은 1루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2025 KBO리그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LG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환호했고, 마운드에 모여 2년 전과 같이 ‘캉캉’ 춤을 추며 기쁨을 누렸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코리안시리즈(KS, 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대 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023년 이후 2년 만에 왕좌에 복귀한 쌍둥이 군단은 1990년, 1994년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1회부터 한화 마운드를 공략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민재가 2루타를 터뜨렸고, 뒤이어 김현수가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한화도 반격에 나섰다. 2회 노시환의 안타와 하주석의 2루타, 최재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이원석의 땅볼로 노시환이 홈을 밟으며 균형을 맞췄다.

3회 LG가 다시 균형을 깼다. 신민재의 안타와 김현수의 볼넷, 문보경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오스틴이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로 2-1 역전을 만들어냈다. 6회 LG가 한 발짝 더 달아났다. 홍창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신민재가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2루가 됐다.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다시 한번 적시타를 터트리며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9회 초 LG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만루에서 홍창기가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는 4-1이 됐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LG 트윈스 김현수가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후 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고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는 3안타를 몰아치며 포스트시즌 최다 루타 기록에서 홍성흔(은퇴·149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을 기록한 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겹경사를 누렸다. 5차전 MVP에 오른 앤더스 톨허스트(LG)는 7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올 시즌 마지막 승리를 책임졌다.

한화는 6차전 선발로 예정된 류현진을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에도 패배를 막지 못했다. 류현진은 8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책임졌다. 선발 문동주가 컨디션 난조로 1회만을 소화한 채 투구를 마친 게 뼈아팠다. 한화는 투수를 총 7명 기용하는 총력전에도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

올해 LG는 시즌 내내 압도적 공격력을 자랑했다. 정규시즌 팀 타율(0.278)을 비롯해 안타(1366개), 타점(732개), 득점(788개), 출루율(0.361)까지 타격 주요 지표 8개 중 5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기세는 KS에서도 이어졌다. 5경기 동안 평균 7점을 올렸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후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LG 감독은 재임 기간 두 번에 걸쳐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선수 시절 10년간 타율 0.195(1449타수 283안타)로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구단 프런트 직원과 코치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운영팀 과장을 시작으로 LG 수비코치 등을 거쳐 2013년부터 4년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지휘봉을 잡았다.

염 감독은 2018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단장으로 KS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SK 감독 시절(2019∼2020년)을 포함해 지도자로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다만, 2023년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부임 첫해에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 시즌 중반과 막판 위기에도 선두를 지켜내며 끝내 KS까지 제패했다.

대전=최원준 기자

대전=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