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를 한 시즌 만에 1부 리그로 승격시킨 윤정환 감독이 내년 인천과의 동행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윤 감독은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념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싸워 왔는지,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 볼 수 있는 우승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보여주기도 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인천은 지난 26일 K리그2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경남FC를 꺾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강원FC의 준우승을 이끌어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윤 감독은 강원과 재계약이 불발되자 올 시즌 K리그2로 강등된 인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인천을 한 시즌 만에 1부 무대로 되돌려 놓은 윤 감독은 “도전이었다. 어딜 가든 도전의 자세가 필요했고 인천에서 내게 손을 뻗어줬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잘 됐다고 할 수 있다”며 “선수들과 1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되돌아봤다.
다만 윤 감독이 내년에도 인천과 동행할지는 미지수다. 윤 감독은 인천과 재계약에 대해 “대리인이 구단과 잘 소통하고 있는 거로 안다. 아직 내게 연락 온 건 없다”며 “나는 시합을 준비할 뿐이다. 대리인이 구단과 잘 얘기하고 있다고 하니 나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단 구성과 팀의 비전이 중요하다”며 “하루살이로 1, 2년을 버티는 것보다는 계획적으로 팀이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인천에서 1년을 보냈는데 환경과 서포터스는 정말 좋다. 팀 비전이 좋고 성적이 좋다면 인천이 산업적으로도 좋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내년 구상과 K리그1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윤 감독은 “아직 시즌을 끝낸 상황이 아닌데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시즌 뒤 선수단 개편 등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K리그1 상위 스플릿에 올라간 팀 감독들은 아마 내년 구상을 다들 하고 있을 텐데 우리도 머릿속으로는 하고 있지만 다 말씀드리기 힘든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신 남은 세 경기에서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까지 휩쓸길 기대했다. 인천엔 현재 득점 선두 무고사(20골)와 도움 2위 제르소(10개)를 비롯해 영플레이어상을 노리는 박승호(9골) 등이 있다.
윤 감독은 “우승한 팀에서 개인상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며 “제르소도 여태 안 하던 프리킥, 코너킥 연습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이날 함께 참석한 주장 이명주를 향해 “베스트 11에 들었으면 좋겠다. 수비에서 1차 커트를 해주고, 빌드업에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정말 잘해준 숨은 공신”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