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에 진학한 후 등록금 마련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생활비까지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학업에 집중하기 힘들었고 경제적인 압박이 점점 커졌습니다. 장학금을 받을 방법을 찾던 중 학교 관계자로부터 창일교회 멘토링 프로그램을 추천받았습니다. 처음엔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었지만 멘토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정서적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연결해 준 담당자분은 저의 상황을 이해해 주셨고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멘토링을 시작하면서 저는 제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 때 멘토님은 늘 제 곁에 있어 주셨습니다. 멘토님은 단순히 조언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시는 분이었습니다. 경제적·정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저는 저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멘토님은 저의 부족한 점보다 강점과 가능성을 더 먼저 봐주셨고 그것을 스스로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저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었고 힘들 때도 버틸 힘을 가지게 됐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멘토님 부부께서 저를 집으로 초대해 주셨을 때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가정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아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초대 자체가 큰 의미였습니다. 멘토님 부부는 직접 홈메이드 음식을 준비해 주셨고 함께 식사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마치 가족과 함께하는 듯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 주신 멘토님 덕분에 저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저는 정서적으로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전에는 제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습니다. 하지만 멘토님의 도움으로 저는 제 삶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웠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갈 힘을 가지게 됐습니다. 또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하면 정말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 존재합니다. 때로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용기를 내어 다가가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현재의 어려움이 영원히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분명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자립준비청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