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31·동부건설)이 시드 유지를 위한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고 있다.
장수연은 31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파72·681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이틀째 2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4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장수연은 최가빈(22·삼천리)과 함께 공동 2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날 7언더파 65타 맹타를 휘둘러 단독 선두에 오른 고지원(21·삼천리)과는 3타 차이다.
장수연은 2013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4승을 거두고 있다. 2022년에 투어 10년차 되면서 ‘K-10클럽’에 가입했다. 지난 13년간 한 차례도 시드를 잃지 않을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 대회 전까지 상금 순위 83위로 밀려 내년 시드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시즌은 2개 대회 일정이 남아 있지만 장수연은 에쓰오일 챔피언십이 시즌 최종전이다.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는 상금 순위 상위 57명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장수연은 배수진을 치고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만약 마지막까지 현재 순위를 유지하면 상금 순위가 30계단 상승해 53위가 내년 시드를 유지하게 된다. 내년 시드는 상금 순위 상위 60위까지 주어진다.
장수연은 “솔직히 얼마 전까지는 시드에 대해 생각을 했는데 플레이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그냥 이 대회,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생각을 바꿨더니 조금 도움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대회인 만큼, 남은 라운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내일은 긴 파 퍼트를 남기고 싶지 않다. 그리고 샷도 오늘보다는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난 8월 제주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시즌 1승이 있는 고지원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 잡아 7타를 줄였다. 특히 전반 9홀 경기력이 돋보였다. 그는 3번 홀(파3)에서 6번 홀(파5)까지 4개홀 연속 버디 등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고지원은 “전반에는 특히 아이언샷이 좋아 홀 주변에 붙어 버디 기회가 많은 반면 후반에는 본의 아니게 지키는 플레이가 됐다“고 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고지원은 “고향이라 마음이 편안한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양잔디 코스를 좋아한다. 또 특별한 공식은 따로 없지만 앞바람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라며 “지난주에 컷 탈락하고 일요일에 샷을 교정한 게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샷 궤도가 살짝 바뀌어서 백스윙을 바로 잡았다”고 했다.
전날 7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자리했던 최가빈은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위로 내려 앉았다.
올 시즌 우승은 없지만 6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 순위 16위에 자리한 박주영(35·동부건설)은 보기는 1개에 그치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43위에서 공동 4위로 순위를 39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김민주(23·한화큐셀), 문정민(23·덕신EPC)도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시즌 4승 고지 선점에 나선 상금 순위 1위 홍정민(23·CJ)은 2타를 줄여 공동 20위(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예원(22·메디힐)은 컷 탈락, 방신실(21·KB금융그룹)은 팔꿈치 부상으로 기권했다.
상금 순위 62위인 현세린(24·대방건설)은 공동 16위에 자리해 시드 유지를 위한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상금 순위 59위인 김우정(27·OK금융그룹)은 공동 42위(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상금 순위 마지노선인 60위에 자리한 황민정(24·대보건설)은 컷 탈락, 예측 순위가 64위로 밀려 올 시즌 시드를 잃었다.
이번 대회 컷 기준타수는 이븐파 144타다.
제주=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