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회동’ 훈풍에 코스피 사상 첫 4100선 돌파…월간 수익률도 24년 만 최고치

입력 2025-10-31 17:06
코스피가 전 거래일(4086.89)보다 20.61포인트(0.50%) 오른 4107.50에 마감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4100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 이후 ‘AI 동맹’ 기대가 확산하면서 반도체·자동차·AI 관련주 중심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61포인트(0.50%) 오른 4107.5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64포인트(0.09%) 내린 4083.25로 출발해 장중 상승세로 돌아선 뒤 오름폭을 늘렸고, 종가 기준 역대 처음으로 4100선을 돌파했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역대 처음 4100선을 넘어섰으나 이후 오름폭이 축소되며 종가 기준으로는 4100선을 유지하지 못했다.

기관이 815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33억원, 5988억원 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최근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선 1177억원 순매수했다.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보였다.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과 관련해 전날 양국 간 이견이 나타난 영항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날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 ‘치맥’ 회동 이후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인공지능(AI) 관련 신규 계약 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오름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오후 엔비디아가 우리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GPU를 한국이 우선으로 받고,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기대감이 번졌다.

이날 국내 증시 장 마감 후 젠슨 황 CEO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밋 특별세션 연설자로 나서는 가운데 해당 연설에서 한국과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한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 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큰 코스피 등락 요인 중 하나였던 한미 관세 협상 우호적 타결되며 4100선을 돌파했다”며 “전날 젠슨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깐부 회동’도 시장에 긍정 신호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와 현대차, 삼성전자, 네이버, SK 등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이 공급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반도체·AI·자동차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며 “자동차 업종은 일본과 동일한 관세율 적용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10월 한 달간 19.94% 상승해 2001년 11월(19.72%)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56포인트(1.07%) 오른 900.42으로 900선을 되찾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원 내린 1424.4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