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검색 1위” 젠슨 황 효과 누린 깐부치킨…식품업계 들썩

입력 2025-10-31 15:32 수정 2025-10-31 15:4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며 러브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업계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 30일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와 주류업계 등의 주가가 오르내렸고, 황 CEO가 시민들에게 바나나우유를 나눠주는 모습이 포착되며 빙그레도 화제가 됐다.

황 CEO는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 회장, 정 회장과 치킨을 먹으며 ‘소맥’ 러브샷을 했다. 이들은 제주에일 생맥주에 이어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마셨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은 이른바 ‘테슬라’였다. 황 CEO가 옆 테이블의 자동 소맥 제조기 ‘소맥 타워’에 관심을 보이자 이 회장이 ‘소맥’을 설명하기도 했다.

황 CEO는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에서 한국식 치킨과 ‘소맥’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두 친구(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한국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다”며 “한국 치킨은 세계 최고다. 미국에서 최고 치킨도 한국 치킨”이라고 말하며 실리콘밸리의 ‘99 치킨’이 단골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와 주류 업체들은 젠슨 황의 방한으로 치킨과 ‘소맥’이 주목받자 반색하고 있다. 깐부치킨은 전날 배달의민족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일부 매장은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서울에서 깐부치킨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젠슨 황이 깐부치킨을 찾았다는 뉴스를 보고 일부러 왔다는 손님이 몇몇 있었다”며 “매출은 최소 20%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깐부치킨 점주는 주문받을 준비로 바쁘다며 “어제 매출이 평소보다 1.5배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치킨 업체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는 개장 직후 한때 주가가 1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개장 직후 49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상승 폭을 축소해 전날(4225원)보다 0.36% 떨어진 421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이번 ‘치맥 회동’이 K치킨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있는 미국에서 BBQ는 캘리포니아(50여개)를 비롯해 32개 주에 2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hc와 교촌치킨은 미국 매장 수가 한 자릿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회동 중 내부 손님들과 잔을 부딪히고 있다. 뉴시스

소주 업체도 국내 시장 침체 속에 해외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오비맥주도 최근 수출 전용 소주 브랜드 ‘건배짠’의 소주와 과일소주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캐나다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바나나맛 우유도 이번 ‘치맥 회동’으로 화제가 됐다. 황 CEO는 자신을 찾아 식당 앞으로 몰려든 시민들에게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전달했다. 황 CEO가 대형 바구니에 김밥과 바나나맛 우유를 가득 채워 나타나자 시민들은 “젠슨 황도 찾는 바나나맛 우유”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K푸드 열풍의 주인공 중 하나인 바나나맛 우유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에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사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