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표결 방해’ 추경호 23시간여 만에 조사 마쳐…황교안 압수수색도 재차 불발

입력 2025-10-31 13:08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조사를 23시간여 만에 마쳤다. 특검은 조사 결과를 검토 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9시58분부터 피의자 조사를 시작해 오후 9시25분 심야조사를 마친 뒤, 오후 10시10분부터 이날 오전 8시45분까지 10시간 넘게 조서열람을 진행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조서 열람을 아주 상세히 하고 본인이 추가적으로 진술하고 싶은 부분은 자필로 상당 부분 기재했다”며 “조서는 171쪽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준비한 질문 대부분을 소화해 추가 소환 없이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오늘 조사 결과를 보고 혐의 유무를 판단할 것”이라며 “충분히 (혐의가) 입증됐다면 그 때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추 전 원내대표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계엄 당일에 있던 사실관계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이제 정권은 정치탄압, 정치보복을 중단하고 민생을 챙기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4일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당시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계엄 해제 표결이 이뤄지지 않도록 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특검은 조사에서 추 전 원내대표를 상대로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과 당 내부 소통 상황, 의총 장소 변경 결정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2월 2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자택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불발됐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날 오전 8시쯤 황 전 총리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시도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집행을 거부해 8시40분쯤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전 총리는 변호인도 여전히 선임하지 않았고, 전화를 걸어도 그냥 끊어버렸다”며 “오늘이 유효기간 마지막 날이라 영장은 다시 반납했다”고 부연했다.

특검은 황 전 총리가 지난해 12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27일 1차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당시에도 황 전 총리가 자택 문을 잠근 채 거부해 철수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