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만나는 시진핑 과연 웃을까?…‘표정외교’ 주목

입력 2025-10-31 11:09
30일 김해공항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있다.UPI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 주석의 ‘표정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 일정을 알리며 “중국 외교에서는 정상의 표정과 몸짓 또한 상대국에 중요한 메시지가 된다”며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첫 대면 자리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2013년 3월 취임 이후 아베 신조·기시다 후미오·이시바 시게루 등 세 명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특히 2014년 11월 아베 전 총리가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은 사진 촬영 당시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아베 전 총리가 말을 걸어도 정면만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 외교 의전상 약국 국기를 함께 세우는 게 관례지만 당시 그 자리에는 국기가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당시 중일 관계가 한껏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012년 일본 민주당 정권은 오키나와현 센카쿠 제도를 국유화했고, 2013년 12월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반면 2022년 11월 시 주석이 태국 방콕에서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와 처음 대면했을 때는 처음부터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온건 성향의 인물이었다.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만났을 때도 시 주석은 웃는 표정이었다. 특히 과거 전쟁을 직시하려는 태도를 보였던 이시바에게 중국 내에서는 긍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와 첫 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앞으로의 대일 정책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에서는 ‘강경 보수’ 다카이치 총리 선출로 대중 강경론이 강화될 것이라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해 “명확한 우익적 입장”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