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8강에서 탈락한 G2 딜런 팔코 감독이 자신의 밴픽이 아쉬웠다고 자책했다.
G2 e스포츠는 30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TOP e스포츠(TES)에 1대 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대회에서 탈락, 조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팔코 감독의 표정은 침울해 보였다. 그는 “슬프고, 실망스럽고,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또 “올해 월즈 내내 G2의 강점을 많이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경기장에 오는 동안 잘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1·3세트에서 아쉬웠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아쉬움과 실망감, 슬픔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팔코 감독에 따르면 G2는 TES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역이용하는 전략을 준비했다. 상대의 바텀 다이브, 빠른 스노우볼 등을 의식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팔코 감독은 “상대에 맞춰 바텀 스노우볼과 초반 설계를 많이 준비했다. 실제로 그런 것들이 잘 이뤄진 2세트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상대가 어느 정도 게임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 뒤로는, 포킹을 할 수 있게 된 뒤로는 뚫어내기가 힘들었다”고 복기했다.
이날 1세트에서 진영 선택권을 이용해 레드 사이드를 고른 이유도 밝혔다. 팔코 감독은 “G2는 레드 3픽과 5픽을 굉장히 잘 활용하는 팀이다. 우리가 카운터 픽과 스와프 픽을 잘 다룬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몇 개월간의 스크림과 실전에서 해당 전략의 성공률과 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2세트에서 골랐던 문도 박사에 대해서 팔코 감독은 “상대 조합의 딜이 부족할 때 굉장히 좋은 픽이다. 키아나 상대로도 좋다. 키아나보다 문도가 (성장이) 빠르고, 일 대 일에서도 이긴다. 다른 팀들은 안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 좋은 픽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팔코 감독은 이날 1세트와 3세트 밴픽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1세트 조합은 아칼리 상대로 약했다. 상대 미드라이너가 아칼리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구도를 만든 건 실수다.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3세트 케이틀린·아이번은 이니시에이팅이 없는 조합이었다. 상대가 잘 성장했고, 포킹할 수 있었는데 우리에게 그걸 카운터 칠 수단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크림 결과가 좋았기에 팔코 감독은 이날 결과가 더욱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서양 팀들이 스크림에서 고전하기 마련인데, 이번엔 정말 잘 돼서 기대감이 높았다. 최근 2주간의 스크림 결과가 가장 좋았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스크림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은 건 밴픽과 수동적 플레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만의 월즈 8강 진출이지만 팔코 감독은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으로 올해를 총평했다. 그는 “이전 시즌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팀이 성장했고,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총평을 하자면 많은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 시즌”이라면서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아쉬운 밴픽이 나왔다는 게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