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효과” 서울 폭등 멈췄지만… 비규제 풍선 꿈틀, 전세가 상승 계속

입력 2025-11-01 07:01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한 주 만에 반토막 나는 등 수도권 부동산 과열이 급격히 냉각됐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부동산 대책 효과가 본격화하면서다. 초고강도 대책에 시장이 일시멈춤 상태의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규제를 피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상승 폭을 키우면서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났다. 신규 매물 감소에 따른 전세난 우려로 전세가 상승률은 폭을 더 키웠다.

1일 한국부동산원 10월 넷째 주(27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직전 주 상승률(0.50%)보다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10·15 대책 후 첫 주간 동향(20일 기준)에선 토허구역 시행 유예로 인해 막판 매수세로 대책 효과가 크지 않았으나, 두 번째 주부터는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매수문의 및 거래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0·15 대책 전 수도권 집값 폭등을 주도하던 ‘한강벨트’ 중심으로 상승 폭 축소가 컸다. 광진은 전주보다 0.20% 상승해 직전 주(1.29%)보다 1% 포인트 이상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성동(1.25→0.37%) 마포(0.92→0.32%) 강동(1.12→0.42%) 양천(0.96→0.38%) 송파(0.93→0.48%) 등도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3중 규제’ 대상이 된 경기 12개 지역도 마찬가지다. 과천(1.48→0.58%), 성남 분당(1.78→0.82%)·수정(0.30→0.27%)·중원(0.27→0.06%), 광명(0.76%→0.48%), 수원 팔달(0.31→0.11%)·영통(0.33→0.29%)·장안(0.04→0.03%), 안양 동안(0.55→0.47%), 용인 수지(0.41→0.31%), 의왕(0.05→0.04%), 하남(0.63→0.57%) 등 모든 지역에서 상승률이 감소했다.

하지만 10·15 대책에 따른 부작용들도 일부 나타나는 모습이다. 규제를 피한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 기대감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동탄을 끼고 있는 화성은 보합에서 0.13% 상승했고, 서울과 인접한 구리는 0.18% 상승하며 직전 주(0.10%)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매물도 급격히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물량은 10·15 대책 발표일인 이달 15일 7만4044건에서 이날 현재 6만4618건으로 12.7%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보다 0.14% 상승해 직전 주(0.13%)보다 소폭 확대됐다.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상승률(0.17%)이 추석연휴로 인해 2주간 상승률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 9월 둘째 주(0.17%) 이후 57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셈이다.

부동산원은 “매물 부족이 유지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역세권·대단지 등 주요 단지 위주로 수요 지속되는 등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