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에 핼러윈을 앞둔 부모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흥행 여파로 캐릭터 의상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교사인 켈리 빌닝의 사연을 소개했다.
빌닝의 아홉 살 딸 알라나는 최근 빌닝에게 “핼러윈에 케데헌 케릭터 ‘조이’ 옷을 입고싶다”고 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의상은 거의 품절 상태이거나 품질이 떨어졌다. 결국 빌닝은 수소문 끝에 한 소매점에서 옷을 구할 수 있었다. 빌닝은 “핼러윈을 매년 즐기지만 이번에는 의상을 구하기 위해 두 배 이상의 돈을 썼다”고 말했다.
케데헌의 인기에 북미 지역 부모들은 케데헌 속 캐릭터로 아이들을 분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의상들을 팔고 있으나, 정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케데헌 주인공인 루미가 착용한 노란색 재킷은 89.95달러(약 13만원)이며, 여기에 블루 숏팬츠, 전투용 부츠, 허리까지 오는 보라색 가발 등을 모두 갖추려면 30만원 넘게 든다.
비싼 가격, 온라인 품절 대란 등에 부모들은 손재주가 있건 없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들기에 나섰다. 재봉틀과 글루건을 이용해 직접 의상을 만들거나, 점토로 장식을 만들어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리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있는 핼러윈 의상 체인인 ‘스피릿 핼러윈’에서도 케데헌 의상은 출시 직후 동났다. 매장 직원은 “두 번의 입고가 있었지만, 들어오는 즉시 모두 팔렸다”며 “부모들에게는 아마존에서 찾아보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품절 대란의 주된 원인은 의류·장난감 업체들의 상품화 제안 거절 때문이었다. 넷플릭스는 케데헌 영화 공개 전부터 라이선싱 박람회에서 업체들에 상품화를 제안했는데, 업체들은 케데헌이 검증되지 않은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에 투자를 머뭇거렸다. 후에 케데헌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부랴부랴 공식 상품과 의상을 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케데헌은 넷플릭스가 2021년 소니의 미국 영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트리밍용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작품이다. 제작 당시는 틈새 팬층만 겨냥했으나, 6월 공개 직후 역대 최대 인기 영화가 됐다. 극장에서 개봉한 달인 8월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