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미래 에너지 패권을 좌우할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 사업’의 연구시설 후보지로 새만금 산업단지를 제안했다. 이 사업에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부지 선정 결과는 11월 말 발표된다.
핵융합은 태양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인공적으로 재현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탄소 배출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없고 폭발 위험이 낮아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새만금은 최소 요구 면적인 50만㎡ 이상 단일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왕복 6차선 진입로·전기·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조성돼 있어 사업 조건을 충족한다. 2027년 말 조성공사가 완료돼 사업 추진 일정과도 부합한다.
특히 군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가 2012년 개소해 기초·원천 기술을 축적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플라즈마와 초전도 기술 연구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신규 연구시설과의 기능 집적화가 용이하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국가종합실증연구단지와 RE100 산업단지 등 에너지 실증 클러스터와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11월 개통 예정인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는 연구 인력 수급과 정주 여건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핵융합 연구시설이 들어서면 연구 인력만 350명 이상 직접 고용될 것으로 추산되며, 전기·전자·초전도 관련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등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도는 이번 유치를 통해 새만금을 미래 에너지 연구 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고 전주·완주의 농생명 융합 연구, 정읍의 방사선·융복합 연구와 연계하는 ‘전북 연구·개발 특구 트라이앵글’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김관영 지사는 “군산 플라즈마기술연구소 등 기존 연구기반을 고려할 때 새만금은 핵융합 연구기지 최적지”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를 통해 전북이 미래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