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여러 바람, 역풍, 도전에 직면해도 중·미관계는 올바른 길을 향해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의 확전을 자제하고 협력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부산 김해국제공항 나래마루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중·미 관계라는 거대한 배를 안정적으로 항해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먼저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세 차례 통화하고 여러 서한을 교환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미관계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이라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불가피하며 두 경제 대국이 때로 마찰을 빚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과 부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상충하지 않는다”면서 “양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미국은 파트너이자 친구가 돼야 하며, 이것은 역사가 주는 교훈이자 현실의 요구”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미 관계의 굳건한 토대를 다지고 양국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며칠 전 양국의 경제·무역 협상팀이 주요 관심사에 대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고 고무적인 진전을 거뒀다”며 “오늘 우리의 회담에 필요한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무역 갈등 외에 세계 평화 문제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에 진심이고 세계 여러 분쟁지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며 “가자 휴전협정에 기여했고 말레이시아에선 태국·캄보디아 국경과 관련한 협정을 도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도 나름대로 캄보디아와 태국 간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해왔다”며 “중국과 미국은 세계 대국으로서 전 세계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두 국가”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양국과 전 세계를 위해 기여하기를 원하며 양국과 세계에 중요한 사안들을 위해 오늘 좋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주요 국가로서 공동의 책임을 짊어지고, 함께 노력해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9년 6월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만이다.
이날 회담에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