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은 자기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무역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과장한 표현일 수 있지만 ‘비관세 장벽 핵심 품목인 쌀과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는 대통령실 설명과는 차이가 있는 발언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회담에서 이뤄진 무역 합의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이번 합의로 한국산 제품에 적용될 관세율을 소개하며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 일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반도체의 경우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전날 설명했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 발언은 반도체 관세는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한국과 다시 협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미국은 반도체 관세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이 이번 협상 결과를 담은 공식 문서에 서명할 때까지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세부 적용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약 500조원)가 어떻게 사용될지도 소개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들 투자는 대통령이 지시하고 승인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투자 분야로 조선업을 지정했으며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최소 1500억 달러가 약속됐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체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원자력추진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들에 또 다른 2000억 달러 투자를 지시할 것”이라며 “여기엔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과 에너지 기반시설, 핵심광물, 첨단제조업,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