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들어간 금…역대 최고치 찍은 ‘이것’

입력 2025-10-30 09:05 수정 2025-10-30 10:56
생성형 AI 로 만들어진 이미지 입니다.

금값의 급격한 상승세가 잦아든 가운데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경우 반도체·전기차·재생에너지 분야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 이 같은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현물은 t당 1만917달러(약 1553만원)로 마감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7.81% 오른 수준이다. 앞서 지난 27일 구리 가격은 장중 1만1094달러(약 1578만원)를 기록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구리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 1주일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중 ‘TIGER구리실물’이 13.93%로 수익률 1위에 올랐다. ‘KODEX구리선물(H)’ 또한 10.43%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금·은 ETF의 수익률은 2~4%에 그쳤다.

구리는 전력망과 도로 등 인프라 건설, 전자·자동차 제조 등 산업 전반에 필수 소재로 꼽힌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완화되면 구리 소비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이 활발해진 점 또한 수요 확대 요인 중 하나다.

공급 차질 또한 가격 인상의 요인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대형 구리 광산인 그라스버그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해당 광산 운영사의 내년 현지 생산량이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 콩고공화국 등 주요 구리 공급 국가에서도 사고와 운영 지연이 발생해 생산 감소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내년 구리 공급이 수요 대비 약 15만t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 구리 가격이 t당 1만2000달러(약 1707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