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 유치 성과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빈방문 기간에 더 많은 수십억 달러 규모 거래를 가져왔다’는 제목의 팩트시트 자료를 내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내역을 공개했다. 대부분은 지난 8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내용과 중복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62억 달러(약 51조원) 규모의 미국 보잉 항공기 103대를 신규 구입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미국 전역에서 최대 13만5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S그룹은 2031년까지 30억 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를 강화한다. LS전선의 미국 자회사인 LS그린링크는 버지니아주에 6억8100만 달러(약 9700억원) 규모의 제조시설을 설립하고 있다.
HD현대와 미국 투자사 서버러스캐피탈은 미국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자율항해 등 신기술 적용을 위해 50억 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과 미국 비거마린그룹은 미 해군 함정의 정비·보수·개조, 조선소 자동화, 미국 국적 선박의 신규 건조 분야를 협력할 예정이다.
조선 분야에선 한화오션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 인력을 강화하고 지금의 생산 능력을 10배 이상 늘리기 위한 50억 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미국 리엘레멘트테크놀로지스는 미국 내 희토류 분리·정제·자석을 생산하는 수직 통합형 복합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협력하게 된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10년간 연 330만t씩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한국 공군의 새로운 공중조기경보통제시스템(AWACS) 개발에 미국 방산기업 L3해리스테크놀로지스가 선정됐고, 한국 위성이 미국 달 궤도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한·미 첨단산업 분야 투자·협력도 발표했다.
한국 공군과 L3해리스는 23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WACS는 항공기·미사일 탐지와 전투 지휘·통제 등을 맡는 시스템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달 궤도에 우주선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II’ 프로젝트에 우주 방사선을 측정하는 한국 위성을 전개시킬 예정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 아마존은 한국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2031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한다.
백악관은 “한·미 양국이 핵심광물 채굴 및 정제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다변화하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한은 양국 간 굳건한 동맹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해 미국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