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렸던 한화 이글스가 홈에서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심우준이 8회 극적인 역전타를 터뜨리며 한화에 1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승리를 안겼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KS(7전 3선승제) 3차전에서 LG 트윈스를 7대 3으로 제압했다. 1, 2차전을 내리 패했던 한화는 홈에서 첫 승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2회 1사 1, 2루에서 최재훈의 좌전 안타가 터졌고, 김현수(LG)의 포구 실책이 겹치며 1-0으로 앞서갔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 2사 1루에서 신민재(LG)가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흐름을 탄 LG는 내친김에 역전에 성공했다. 4회 김현수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속죄포였다.
8회초 LG가 추가점을 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홍창기(LG)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뒤이어 신민재의 내야안타로 1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이후 구원 등판한 김서현이 폭투를 범하며 점수 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8회말 한화가 대역전극을 써냈다. 1사 1, 3루에서 문현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채은성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황영묵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심우준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5-3 역전을 이끌었다. 여기에 최재훈의 2타점 적시타가 더해지며 점수는 7-3까지 벌어졌다. 김서현은 9회 추가 실점 없이 승부를 매듭지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우수선수(MVP)는 결승타의 주인공 심우준이 차지했다.
한화 선발 코디 폰세는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6이닝 6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LG 선발 손주영도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화는 2006년 10월 23일에 열린 KS 2차전 이후 약 19년 만에 KS 승리를 챙겼다. 대전에서의 KS 승리는 1999년 10월 26일 이후 약 26년 만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추운 날씨에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KS 첫 승을 선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염경엽 감독은 “아쉬운 결과지만, 오늘 패배는 잊고 4차전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최원준 기자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