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감 불출석’ 농아인협회 비리 의혹 전직 간부, 해외 체류 중

입력 2025-10-29 20:36
한국농아인협회 로고. 농아인협회 홈페이지 캡처

예산으로 조직 실세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골드바 선물을 제공하는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된 한국농아인협회의 핵심 인물인 조남제 전 사무총장이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조 전 총장을 비롯한 농아인협회 전·현직 고위 간부들에 대해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전 총장은 지난 9일 출국한 뒤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국일은 조 전 총장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이후다. 조 전 총장의 체류지는 동남아 지역으로 알려졌다.

조 전 총장은 농아인협회의 골드바 포상 의혹의 당사자다. 농아인협회는 2021년 10월 조 전 사무총장(당시 특별보좌관)에게 기념품 명목으로 골드바 8개(공급 가액 2980만원)를 지급했다. 골드바 8개 가격은 현재 금 시세로 약 1억원이다.

이외에도 조 전 사무총장은 양주 밀수, 사례금 모금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수의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속에 조 전 총장은 지난 9월 초 사무총장직을 사임했다.

앞서 조 전 총장은 지난 14~15일 보건복지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우울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그는 30일 예정된 종합감사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였다. 조 전 총장은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심리 안정을 위해 해외 체류 중이라 증인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최근 농아인협회 감사를 통해 조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전·현직 고위 간부 4명의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 복지부는 이달 중 이들을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