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오경석 “스테이블코인, 화폐 근본 구조 재편할 것”

입력 2025-10-29 19:53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디지털 화폐와 국제 금융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거품은 진화를 위한 통과의례”라며 최근 제기되는 ‘디지털 자산 거품론’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세계 화폐 주권의 근본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 강조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다.

오 대표는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철도, 전기, 인터넷 모두 한때 거품이라 불렸지만 결국 필수 인프라가 됐다”며 “(디지털 자산) 거품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이면의 진화 방향을 읽어 대응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아마존과 비트코인의 사례도 소개됐다. 오 대표는 “닷컴 버블 당시 2년 만에 주가가 93% 폭락했던 아마존은 현재 세계적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비트코인 역시 2018년 최고가 대비 80% 급락한 이후 5배 이상 상승해 세계 7위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자산 혁명을 이끌 기회의 축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지목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미래의 금융이라 불리지만 전통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 둘을 잇는 가교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13억명에 달하는 비은행권 인구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주권의 근본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며 “블록체인와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실로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3000억 달러(430조원)로 올해 들어서만 약 47% 증가했다.

디지털 자산의 ‘신뢰성’에도 주목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자산 시대에는 알고리즘과 네트워크의 합의가 새로운 신뢰의 기준이 된다”며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기관의 개입 없이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정보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나무는 한국에서 시작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며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