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국감장 불려나온 KT 대표 “전 고객 유심 교체 준비 중”

입력 2025-10-29 18:15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가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전체 고객 대상 유심 교체 여부를 다음달 4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고객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확답을 또 미뤘다. 대표 연임 문제는 다음달 초 이사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 14일 정무위원회, 21일 과방위 국감에 증인으로 소환된 데 이어 세 번째 출석이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전 고객 유심 교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다”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전체 고객 유심 교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고,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11월 4일쯤에 이사회가 있는데, 이사회에서 의결되면 즉시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유심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대기 시간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는 문제에는 “여러번 말씀드렸듯 조사 결과와 피해 내용을 감안해서 충분히 고려해서 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KT는 이날 정보유출 정황이 확인된 피해 고객 2만2227명을 대상으로는 무료 데이터와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 비용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클라우드 사용 계약이 불합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MS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고객상담 기록, 통신 장애 기록 등을 포함한 KT 핵심 시스템인 기간계시스템(BSS·OSS) 이관된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액트(Cloud Act) 법안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원할 경우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에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MS와 계약 당시 충분히 고려했다”며 “데이터는 모두 국내 클라우드 리전에 있고, 망에 관리되는 데이터는 전부 다 고객이 가지고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 (데이터를) 요구해도 MS가 데이터를 건드릴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본인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11월 이사회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연이은 사퇴 요구에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이사회가 곧 있으니 그때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겠다”고 답했다. 다만 소액결제 및 해킹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실상 연임 포기를 시사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