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버스 사고, 결함 아니다? 서울시 “노안과 숙련도 때문”

입력 2025-10-29 17:41 수정 2025-10-29 17:51
한강버스 정식 운항 시작일인 지난 18일 오전 한강 여의도 선착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폭로로 드러난 한강버스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사고 원인을 노안과 숙련도 등 선장의 운전 미숙으로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경미한 접촉사고”라고 설명했지만, 정식운항 재개를 앞두고 선장의 숙련도 문제로 사고가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 17일 발생한 한강버스 사고 보고서에 ‘야간 등부표 식별 및 확인을 못함’을 원인으로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CCTV를 확인해 사고 당시 등부표가 제대로 작동함을 확인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야간 등부표는 정상 작동 중이었다”며 “교육을 받는 선장의 노안과 숙련도 이슈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당시 밤이었고 비까지 내려 환경적 영향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서울시의 설명대로 선박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인적 문제’로 발생한 사고더라도 이 역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선장의 운항 미숙이었다면 더 심각한 문제”라며 “한 번에 200명의 승객을 태운 정식운항에서 같은 이유로 어떤 대형 사고가 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즉각 사고 관련 자료와 영상을 공개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천준호 등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버스 사고 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전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한강버스 사고를 은폐한 정황이 있다”며 사고 관련 보고서와 사진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사고 보고서에는 ‘부표의 야간 등화 작동 불량’이 충돌 원인으로 적혀 있었다.

서울시는 민주당의 폭로 이후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한강버스 발목잡기’는 시민 불안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서울시는 사고 발생 이후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조치를 완료했다”고 반박했다.

구체적인 사고 내역에 대해서는 “해당 사고는 피교육 선장이 교육 선장과 동승한 상태에서 운항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사안으로, 선박의 결함이나 기계적 고장이 원인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원인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