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양회(목양회, 회장 최구영 목사)는 지난 28일 부산 사상구 대학교회(김대영 목사)에서 목회자들의 영적 재충전과 목회 본질 회복을 위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김운성 서울 영락교회 목사가 강사로 초청돼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언제인가’(삼하 15:23~26)를 주제로 특강했다.
최구영 목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 시대 목회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목회자들이 말씀과 기도 그리고 사랑의 본으로 굳건히 서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세미나가 목양의 본질을 회복하고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도전이 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운성 목사는 특강에서 다윗의 삶을 조명하며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어떤 모습인지를 명쾌하게 제시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은 준비된 사람이 아니라 비워진 사람이다. 우리는 채우기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려운 영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비움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모세와 바울의 삶을 예로 들며 비움이 가져오는 영적 전환점을 설명했다. 모세가 40년간의 애굽 생활과 살인으로 인한 도망자 신세 이후에야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았던 것처럼, 바울 역시 가말리엘 문하에서 쌓은 모든 지식을 배설물로 여길 때 비로소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자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특히 김 목사는 다윗의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아비삭을 가까이 하지 않은 절제와 언약궤를 돌려보내며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는 겸손을 꼽았다. 그는 “다윗은 변동성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삶을 살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김운성 목사는 목회자의 은퇴와 비움의 실천에 대해서도 실제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은퇴 후에도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비움을 통해 후임 목회자를 존중하고 예수님의 비움을 본받아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목회자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에도 영적인 비움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본을 보여야 함을 강조하는 메시지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김운성 목사의 강연을 통해 깊은 통찰과 영적인 도전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오늘 강연을 들으며 나의 목회에서 무엇을 비우고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깊이 성찰하게 됐다”고 말했다.
목양회 부회장 류진호 목사는 국민일보와 만나 “이 시대 목회자들이 겪는 고충은 실로 크다. 김운성 목사님의 귀한 강연이 우리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영적 방향을 제시하고 다시금 목회의 본질로 돌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목양회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세미나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굳건히 서고 건강한 목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목양회는 55년 전 민석 장성만 목사가 설립했다. 목양회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실천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목회신학연구와 정보교환 그리고 친교와 협력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