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국립경주박물관 인근에서 ‘반(反)트럼프’ 집회를 벌이던 시위대가 경찰 저지를 뚫고 행사장 주변 100여m까지 진입했다. 경찰은 현장에 인력을 대거 추가 투입해 통제선을 구축하고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다.
경찰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동궁과 월지에서 열린 반미 성향 집회에 참석 중이던 70여명은 경찰 저지를 뚫고 경주박물관 인근 100여m까지 접근해 시위를 벌였다.
동궁과 월지에서 경주박물관까지는 직선으로 400~500m가량 떨어져 있다. 시위대는 경찰 감시를 벗어나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200~300m를 달리며 이 지점까지 이동했다.
시위대의 도로 진입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장 안으로 들어간 뒤 발생해 미국 측 경호 인력과의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이후 ‘NO Trump, 대미 투자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은 한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으나 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대의 행사장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경력 700여명을 동원해 통제선을 구축한 상태다. 도로 점검 중단을 요청하는 경고 방송을 반복해서 내보내고 있다. 경찰은 경주박물관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에 경찰 차량을 동원해 차벽도 설치했다.
이후 경찰은 반복된 경고에도 시위대가 대치상황을 풀지 않자 강제해산에 나섰다. 집회 참가자 70여명 중 50여명은 현장에서 동궁과 월지 방향으로 70m가량 떨어진 장소로 옮겨져 분리 조치된 상태다. 나머지 집회 참가자 20여명은 여전히 도로 바닥에 앉거나 누운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