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상당의 세금을 들여 만든 지방자치단체의 모바일 앱 가입자가 지난 4년간 단 13명에 그치는 등 사업 예산 낭비 사례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29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는 2020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기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총 10억원(국비 5억원·지방비 5억원)을 들여 이듬해 9월쯤 공공앱 ‘월곡톡’을 구축했다.
광산구는 베트남 등 타국에서 온 이주민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마을 내 의사소통·안전에 관한 문제 해결, 언어 장벽으로 인한 구인·구직 문제해결을 돕고 지역 내 모든 식당 메뉴를 다국어로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데 월곡톡 앱을 활용하기로 했으나 광산구의 앱 운영과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월곡톡은 이주민들을 위해 6개 언어로 만들어졌지만,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이주민 가입자가 13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주민을 위한 앱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월곡톡 주요 서비스 10개 중 7개는 지난해 말 기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광산구가 감사 결과에 이견 없이 이주민 앱 활용도를 제고하고 관리상의 공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최근 “이 사안은 제가 취임한 해인 2022년, 이미 의회에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며 “당시에는 이미 집행이 완료된 사업이라 효과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의 존속 여부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함께 투입 예산의 적정성 및 관리 책임에 대한 점검을 하겠다”면서 “또 향후 공공앱 사업 추진 시 사전 타당성 평가 강화 및 민간 협력 확대 방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