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에서 ‘복장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중국인 관광객을 내쫓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8월 말 일본을 여행하던 한 중국인 블로거와 그의 친구가 일본 고베의 인기 태국 요리 전문점을 방문했을 때 벌어진 사건을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로거는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으로부터 “여름은 끝났다. 더 이상 나체로 나올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블로거는 당시 상황에 대해 “평범한 운동복이었고 노출이 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식당 직원들도 불편한 태도를 보였다. 블로거는 “직원들이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젓가락을 빼앗고 접시에 남은 음식을 거칠게 치웠다”고 말했다. 또 “결제를 위해 금액을 물었지만, 직원은 아무 말 없이 포스기(결제 단말기) 화면만 힐끗 쳐다보며 응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로거는 이후 구글 리뷰를 확인해 “같은 직원에게 차별을 당했다는 글이 수없이 올라와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이 중국 SNS에 올라오자 21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누리꾼들은 “나도 같은 식당에서 차별당했다”, “향수를 뿌렸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일본인 친구와 함께 방문했을 때는 매우 친절했지만 중국어를 쓰는 순간 태도가 돌변했다” 등의 후기를 잇따라 공유했다.
이 사건은 일본 내에서도 공분을 샀다. SNS에는 “중국인인 걸 알아차리자마자 태도가 돌변한 것이 문제”라는 글이 이어졌고, 한 누리꾼은 “이런 차별은 일본의 국가 이미지를 망친다.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유지되는 업종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