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전이 예상됐던 한국시리즈(KS)가 예상외로 타격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리즈 2차전에서는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강세를 보였던 양 팀 선발 투수들이 모두 무너졌다. 2패를 떠안은 한화 이글스는 홈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LG 트윈스와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KS(7전 4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LG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0패로 앞서고 있다.
한화는 믿었던 류현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2차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한화)은 19년 만의 KS 무대에서 3이닝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LG전 4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1.08(2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건 LG도 마찬가지였다. 임찬규(LG)는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3⅓이닝 5실점(4자책)에 그쳤다. 정규시즌 한화를 상대로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59(34이닝 6실점)로 강세를 보였던 투구 내용이 무색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류현진과 임찬규 모두 구위형이 아닌 제구형 투수들”이라며 “두 선수 모두 초반 제구가 흔들리고, 실투가 나오면서 자신들의 강점인 맞혀 잡는 투구가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한화는 대전에서 선발진이 믿음에 보답해 주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3·4차전 선발로 예고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분위기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폰세는 올 시즌 LG전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46(13이닝 5실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와이스는 2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25(12이닝 3실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3차전이 시리즈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한화가 3차전을 잡는 경우 4차전에서 한화에 유리한 상황으로 분위기가 흘러갈 수 있다”면서도 “만일 내일 폰세가 부진해 경기를 내준다면 0승 4패 스윕으로 시리즈가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전에서도 타격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장 위원은 “2차전에서 볼 수 있듯, 단기전 마운드는 정규시즌 상대 전적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시리즈처럼 KS 첫 두 경기에서 대량 득점이 나온 건 드문 일이다. 타격전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한화는 정규시즌 내내 투수력이 강점이었지만, KS에서 마운드가 무너졌다”며 “이 분위기가 3·4차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