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관광의 경쟁력은 이제 단순 ‘홍보’가 아니라 ‘진정성’ ‘분산’ ‘시스템’에서 나온다는 목소리가 글로벌도시관광서밋에서 나왔다.
2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도시관광서밋(The 1st Global City Tourism Summit·GCTS)’의 도시 관광 세션에서는 ‘도시 관광과 인플루언서 협업 사례’를 주제로 도시의 로컬 스토리를 새롭게 전하는 협업 전략이 논의됐다. 세션에는 젤라나 즈미레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프로차스카 미칼 주한 체코관광청 지사장과 크리스티나 찬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장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도시의 파트너로 삼아 로컬의 일상과 문화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도시가 진정성을 설계할 때 관광이 지속된다”며 협업과 분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시 관광 모델을 제시했다.
프로차스카 미칼 지사장은 “프라하는 ‘로맨틱’이라는 이미지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관광은 지역의 일상과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 인플루언서보다 진정성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더 신뢰를 얻는다”며 “인플루언서의 언어로 도시의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라하의 골목 카페·루프톱·트램 노선·강변 산책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을 인플루언서와 함께 발굴해 관광객 흐름을 분산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Z세대는 ‘왜 이곳인가’에 반응하고, 광고가 아닌 자신의 경험으로 연결될 때 도시가 매력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나 찬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장은 “아세안은 6억9000만명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지만, 국가별로 인프라와 제도가 달라 공동 홍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고민 끝에 10개국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리디스커버 아세안(Rediscover ASEAN)’ 캠페인을 진행해 도시와 지역 공동체를 연결했다”며 “각 인플루언서가 현지에서 3~4일씩 머물며 로컬의 매력을 SNS와 영상으로 전한 덕분에 인지도와 방문 수요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인플루언서 협업의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프로차스카 지사장은 “인플루언서를 외주가 아닌 도시의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며 “창의적 자율성을 인정하고 장기적 관계 속에서 진정성을 쌓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젤라나 즈미레 교수는 “과잉 관광을 완화하려면 걷기·대중교통 중심의 접근성과 예약·혼잡 관리 시스템 같은 도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분산과 상생의 관점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