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도 제쳤다…손흥민 프리킥 데뷔골, MLS ‘올해의 골’ 선정

입력 2025-10-28 18:07
LAFC의 손흥민이 지난 8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FC댈러스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입성 첫해부터 새 역사를 썼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S ‘올해의 골’을 수상한 그는 이제 커리어 두 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MLS 사무국은 28일(한국시간) “손흥민의 LAFC 데뷔골이 역사책에 영원히 남게 됐다”며 “한국의 ‘슈퍼스타’가 지난 8월 24일 FC댈러스전에서 터트린 멋진 프리킥이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MLS 역대 최대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한 뒤 세 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전반 6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그는 오른발 감아차기로 수비벽을 넘겨 골문 구석에 공을 꽂아 넣었다. 상대 골키퍼가 꼼짝없이 당한 이 골은 당시 “루브르 박물관에 걸만 하다”며 MLS ‘이주의 골’로 꼽히기도 했다.

리그 출범 첫해인 1996년 이후 ‘올해의 골’을 수상한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이다. LAFC 선수로도 최초다. 수상 후보에는 ‘흥부듀오’로 불리는 데니스 부앙가를 비롯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등 쟁쟁한 스타들이 올랐다. 팬 투표 결과 손흥민은 43.5%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2위 메시(22.5%)를 크게 제쳤다.

손흥민은 MLS 신인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시즌 후반 합류해 단 10경기(9골·3도움)를 뛰고도 후보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올 시즌 34경기에서 19골 17도움을 기록한 앤더스 드라이어(샌디에이고FC)와 33경기 15골 13도움을 올린 필립 진커나겔(시카고 파이어FC)이 경쟁자다. MLS는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미국 무대 데뷔 첫 시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준 선수에게 신인상을 수여한다.

손흥민 합류 후 LAFC는 리그 막판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입단 전까지 서부 컨퍼런스 6위에 머물던 LAFC는 ‘흥부 듀오’가 18골을 합작하며 단숨에 3위까지 올라섰다. MLS는 “할리우드 작가들이 손흥민 합류 후 반전을 시나리오로 썼다면 비현실적이라고 비평가들이 조롱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제 ‘가을 축구’에 돌입한다. 오는 30 오스틴FC와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3전2승제) 기에 나선다. MLS는 정규리그를 마친 뒤 동·서부 컨퍼런스 상위 8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1위팀끼리 결승전인 MLS컵에서 챔피언을 가린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인터 마이애미의 메시와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이어 반년 만에 커리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