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집값 오르지 않은 지역, 규제 해제 건의”

입력 2025-10-28 17:26 수정 2025-10-28 17:35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로구 가리봉2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재개발 사업 현장을 방문해 “조만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집값이 오르지 않은 지역에 대해 규제 해제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시가 사력을 다해 만들어놓은 정비사업 지원책이 작동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10·15 대책에 따른 규제로 재건축·재개발이 늦어질 수 있다며 정책 전환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구로구 가리봉2구역을 현장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나 “10·15 대책으로 인해 여러 갈등 요소가 현장에 많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면 찬성하던 분들도 반대로 돌아선다. LTV를 40%로 낮추면 현금 여유 있으신 분들이 아니면 난감한 처지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가리봉2구역은 이번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 대상으로 지정됐다. 조합원 지위 양도 및 분양 재당첨 제한, 대출 규제 강화 대상이 된 것이다.

앞서 가리봉2구역은 2014년 뉴타운 지구에서 해제된 뒤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방치돼 오다 2023년 6월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됐고 지난 1일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받았다. 서울시는 가리봉2구역에 ‘2030 기본계획 수립’ 등을 반영해 사업성을 개선했다. 일부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했고, 기준용적률(20%)을 완화했다. 사업성 보정계수(9.6%)도 적용했다.

한 주민은 “집값이 오른 지역도 아닌데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힘들게 본궤도에 오른) 재개발이 안 될까 봐 모두 동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주택 가격이 미동도 없던 지역은 구역에서 제외하는 등의 방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제가 현장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호응했다.

서울시는 재건축 139개 구역(10만8387가구)과 재개발 75개 구역(5만577가구)이 이번 대책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산한다. 이는 최소 추정치다. 이에 공정촉진관 파견, 갈등조정관제, 사업비 지원 등을 바탕으로 재건축·재개발 지연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