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좌편향 위키피디아 대항마’ 그로키피디아 출시

입력 2025-10-28 17:26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오픈소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대항마로 인공지능(AI) 기반 백과사전 ‘그로키피디아(Grokipedia)’를 27일(현지시간) 출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AI 기업 xAI의 AI모델 ‘그록(Grok)’을 활용한 백과사전 ‘그로키피디아 v0.1’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위키피디아가 좌편향돼 있다며 보다 정확하고 균형 잡힌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2023년 “위키피디아의 이름을 ‘디키피디아(Dickipedia)’로 바꾸면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주겠다”며 “정확성을 위한 제안”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그로키피디아는 전반적으로 위키피디아의 서식과 구성을 따랐지만, 일부 문서 설명에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예를 들어 ‘젠더(gender)’ 항목에서 위키피디아는 “젠더는 남성, 여성, 제3의 성으로 존재하는 것에 관한 사회적·심리적·문화적·행동적 측면의 범위”라고 정의하는 반면, 그로키피디아는 “생물학적 성(sex)을 기준으로 인간을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으로 분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로키피디아의 일부 설명에선 오류도 드러났다.

그로키피디아는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지낸 비벡 라마스와미에 대해 머스크가 5월 DOGE를 떠난 뒤 “더 두드러진 역할을 맡았다”고 기술했으나, 실제로 라마스와미는 그보다 앞선 1월 이미 DOGE를 떠났다.

전문가들은 그로키피디아가 ‘위키피디아의 대안’을 표방하지만, 정보량과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로키피디아는 현재 약 88만5000건의 문서 항목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는 영어판 위키피디아의 800만여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시 첫날에는 접속 장애도 발생했다. 서비스 시작 후 불과 1시간 만에 웹사이트가 다운됐지만, 같은 날 저녁 다시 접속이 재개됐다고 WP는 전했다.

위키피디아 공동창립자 지미 웨일스는 WP와의 인터뷰에서 “AI 언어모델은 백과사전 문서를 작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많은 오류가 있을 것”이라며 “그로키피디아의 출시에 호기심은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