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가 ‘경기국방벤처센터’를 유치하며 첨단 방위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앞선 지난 23일 포천시는 치열한 경쟁 끝에 경기국방벤처센터 최종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포천이 국가안보의 상징인 ‘희생의 도시’에서 ‘기회의 도시’로 전환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포천시는 센터 유치를 계기로 방위산업과 드론, AI, 시뮬레이션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산업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민관군 산학연이 협력한 ‘포천형 협력 모델’의 결실이다. 포천시는 국방벤처센터 유치를 위해 시장과 대진대학교 부총장이 공동단장을 맡은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경기대진테크노파크와 포천상공회의소, 서울대 지능형무인이동체연구센터, 파인브이티 전자전·보안연구소,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밀리테크협회 등 다양한 기관이 협력했다. 또한 국방과학연구소 다락대시험센터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자문기관으로 참여해 실효성 있는 로드맵을 완성했다.
포천시는 단순한 기관 유치를 넘어 시험·평가·인증·인재양성·기업성장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 생태계를 제시했다. 특히 방산기업들이 겪는 실증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해 국내 유일의 대규모 실사격장과 군사시설을 활용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국방벤처센터는 2026년 3월 대진대학교 산학협력단을 거점으로 문을 연다. 포천시는 이를 중심으로 AI 기반 민군 드론운용성시험평가센터, 디지털 트윈 기반 드론교육훈련센터를 함께 조성해 설계부터 시험·인증까지 가능한 ‘완결형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AR·VR 기반의 첨단 훈련시설을 통해 매년 3천여 명 이상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며, 유무인 복합체계의 기술 자립을 추진한다.
포천의 강점은 ‘준비된 도시’라는 점이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세종–포천 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며, 로드리게스 훈련장과 승진과학화훈련장이 위치해 실전 수준의 시험·실증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육군 제5군단이 주둔하고 있어 신속한 피드백이 가능하며, 대진대학교 등 지역 대학은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산업단지에는 약 1100개 제조기업이 입주해 있고, 이 중 250여개가 방산 전환이 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면 1000여개 이상의 잠재 전환 기업이 형성돼 산업 확장성도 높다.
포천시는 이번 유치를 계기로 기업 지원 제도화에도 나선다. 행정지원 패스트 트랙, 정책 연계, 재정 연속성 보장을 핵심으로 한 3중 지원 체계를 마련해 기업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증–조달–수출로 이어지는 산업 흐름의 병목을 해소할 계획이다. 대진대학교 생활과학관 내 설치될 경기국방벤처센터에는 입주공간 30실과 강의실 10실, 주차공간 74면 등 안정적인 운영 인프라가 구축된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포천시는 이미 방위산업 추진 역량을 갖춘 도시로, 이번 유치를 통해 첨단화되는 K-방산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7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경기북부가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