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실점’ 짜다, 짜…돌풍의 정관장, 프로농구 1R 공동 선두

입력 2025-10-28 16:18
안양 정관장 선수들이 지난 22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026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새로운 ‘짠물 수비’의 팀으로 거듭난 안양 정관장이 공동 선두로 프로농구 1라운드를 마치는 돌풍을 일으켰다. 정관장은 열정적인 지도로 정평이 난 베테랑 유도훈 감독이 올 시즌 지휘봉을 잡으면서 더욱 견고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관장은 2025-2026 프로농구 KBL 정규리그 1라운드가 끝난 28일 기준 9경기 7승 2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창원 LG(7승 2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LG의 초반 상승세는 크게 이상할 게 없지만, ‘다크호스’로 분류됐던 정관장의 선두 경쟁 합류는 예상 밖이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간신히 올랐던 팀이다.

정관장의 힘은 극강의 수비력에서 나온다. 9경기 평균 실점은 68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조상현 감독표 수비 농구로 정상에 올랐던 LG(71.6실점·2위)보다도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있다.

과거 인천 전자랜드 사령탑을 지낸 유 감독은 선수 육성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외부에서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보다는 내부 유망주나 식스맨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팀의 핵심 전력으로 끌어올리곤 했다. 끈질긴 투지를 앞세운 농구에 팬들은 ‘감동랜드’라는 별명을 붙였다.

유 감독은 정관장에서도 이름값을 배제한 채 선수들을 투입하고 있다. 전문 수비수 자원인 김영현은 20분 이상씩 뛰고 있다. 신인급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박정웅과 소준혁, 표승빈 등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 수비를 펼치고,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정관장은 4연승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연승 기간 LG와 울산 현대모비스, 부산 KCC, 수원 KT 등 강호로 평가된 팀들을 차례로 잡아냈다. 지난 26일 KT전에서는 올 시즌 가장 많은 87실점을 내주고도 승리를 따냈다.

정관장은 주장 박지훈과 슈터 전성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이들이 복귀하면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렌즈 아반도, 변준형 등이 이끄는 공격까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